4년 전, 2020년에 저는 재수를 하러 기숙학원에 있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아니면 학원 밖으로 나갈 수 없었습니다. 공부는 힘들었지만 그 힘듦을 털어놓을 수 있는 누군가가 제 곁에 있지 않았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사실이 제일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하루는 공부할 에너지도 없이 너무나도 우울했습니다. 이런 기분을 벗어나고자 책을 덮고 행복한 상상을 시작했습니다. 상상 속에서 저는 하늘을 날고 있었습니다. 비록 현실에서는 어디도 가지 못하고 책상 앞에 앉아있을 수 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상상을 하는 순간만큼은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상상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하루종일 상상만 하며 살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웃어보기로 했습니다. 웃음을 지을 일이 생기지 않았지만, 나는 행복하다를 되뇌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생각보다 효과는 좋았습니다.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고, 공부가 잘되는 것 같은 기분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올렸던 입꼬리를 내리지 않고, 끊임없이 행복한 감정을 느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두시간이 지났습니다. 아까 느꼈던 행복함은 어디로 가고, 그저 공허하고 지쳤습니다. 평소의 우울함과는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계속 입꼬리를 올렸던 탓에 입 근육이 아팠고, 진이 빠져서 멍하니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억지로 기쁜 척, 행복한 척하는 것은 생각보다 많이 힘들구나. 웃는다고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었구나. 행복을 상상할 수록 행복에서 멀어졌습니다. 그 날 이후로 저는 더 이상 기분전환을 위해 억지로 행복한 척을 하지 않았습니다.
부정적인 감정을 없애기 위해 긍정적인 감정만을 바라보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그런다고 부정적인 감정이 없어지지 않습니다. 단지 무의식 어딘가에 꽁꽁 숨어있다가, 불현듯 나타나서 우리를 수렁에 빠뜨립니다. 균형이 중요하다는 교훈은 우리의 감정에게도 적용됩니다. 항상 긍정적인 삶을 살고자 노력하지만, 더불어 부정적인 감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https://time.com/6244647/happiness-negative-emotions/
다가오는 11월 28일 화요일에 위 칼럼에 대하여 발표를 하고자 합니다.
칼럼의 제목은 ‘Why Happiness Isn't a Project of Pollyanna-ism’, 왜 행복은 지나친 낙천주의의 프로젝트가 아닐까’라는 뜻입니다.
칼럼에서는 부정적인 감정을 억제하는 것이 행복으로 가는 길이 아님을 명시하고, 그러면 어떻게 하면 지속적인 행복을 경험할 수 있는지 제시해줍니다. 저는 발표 시간에 칼럼의 내용을 같이 공유하고, 부정적인 감정, 그리고 행복에 관하여 같이 대화를 나누고 싶습니다.
그러면 다음 주 화요일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