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의 뒷면이 작살났다. 언젠가부터 생겼던 작은 금은 어느새 커져 가지를 뻗어나갔다. 이 흔적들을 나는 대수롭지 않게 여겨 별 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뒷면이 벗겨져 보여서는 안될 부품이 보였고, 케이스를 열면 유리조각이 떨어져나왔다. 험하게 다루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순진하게도 나는 투명케이스가 외부로부터 오는 모든 충격으로부터 폰을 지켜주리라 굳게 믿고 있었다. 아무리 약해보이는 충격이라도 그 대상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종종 까먹는다. 스마트폰 교체의 적절한 주기는 얼마나 될까. 사람마다 다양한 답이 나오겠지만 그 답변들 중 틀린 답변은 없을 것이다. (컴퓨터공학부에 다니지만) 전자기기에 무지해서 답변을 하기 쉽진 않지만, 기기 뒷면에서 유리조각이 떨어지면..
겨울, 본가 2023년 1월 1일에 나는 아마 본가에 있었을 것이다. 막 전역하고 친구들을 만나고 다니던 때였다. 코로나로 가지 못했던 대학을 다시 갈 수 있을 거라는 희망에 가득 차 있었다. 신나기만 한 것은 아니었고, 전공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었기에 유튜브로 알고리즘 강의를 들으며 백준 문제를 풀었다. 나름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서울로 올라가서 집을 구했다. 집을 꾸미고 적응하는 과정은 나름 재밌었다. 웃기도 하고 당황하기도 하며 적응하다보니 학교에 가게 되었다. 2학년 2학기가 되어서야 도착할 수 있었던 캠퍼스는 바쁘고 활기찼다. 그 분위기가 처음에는 참 어색했다. 봄, 1학기 처음 듣는 대면 수업은 큰 강의실에서 진행되었다. 아는 사람 한 명 없이 편안하게 OT만 듣..
수영을 시작한 계기지난 7월, 친구들과 같이 빠지를 가기로 약속했었다.한 번도 빠지를 안 가봐서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았는데, 조금만 삐끗해도 바로 호수에 빠져버리는 영상들을 보게 되었다. 비록 구명조끼를 입고 있어서 위험하지는 않았지만, 수영을 하지 못했던 내게는 저 상황이 너무 무서웠다.그래서 조금이라도 물과 친숙해지면 덜 무섭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수영 강습을 신청하였다. 처음에는 귀에 물이 들어가는 것조차 무서워서한 달 동안 월, 화, 목, 금 아침 9시에 수영 강습을 받기로 했다. 내가 갔던 수영장은 강습 시작일이 따로 정해져있는 것이 아니라 매주마다 새로 참석하는 방식이라 빨리 강습을 시작할 수 있어서 좋았다.맨 처음 수영장에 들어와서 일단 머리부터 물에 담그는 것부터 시작했는데, 눈은..